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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23편 설교 5절 원수의 목전에서 베풀어진 식탁

책익는계절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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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 앞에서 차려진 하나님의 식탁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시편 23편은 푸른 풀밭에서 시작되어 어둠의 골짜기를 지나, 마침내 잔치의 상으로 이어지는 위대한 신앙의 여정입니다. 이 시는 그저 한 편의 시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 걸어가는 영적 순례의 지도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묵상할 본문은 시편 23편 5절,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시 23:5)입니다.

이 구절은 시편 23편의 분위기를 확연히 전환시키는 전환점입니다. 지금까지는 들판이었고, 물가였고, 골짜기였지만, 이제 장면은 식탁의 방으로 바뀝니다. 어둠의 계곡을 지난 자에게 주어지는 환대의 상입니다. 그러나 이 상은 단지 위로의 식탁이 아닙니다. 이것은 원수 앞에서 차려지는, 존귀와 승리의 상입니다. 오늘 이 본문 안에 담긴 하나님의 회복, 보호, 승리, 영광의 의미를 함께 나누며 믿음의 식탁 앞에 앉기를 원합니다.

원수의 목전에서 베풀어진 은혜 (시 23:5)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시 23:5). 성도 여러분, 이 말씀은 참으로 놀랍고도 충격적인 선언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상을 차려주시는 장소가 안전한 성소가 아니라, 원수의 눈앞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우리는 평안한 장소에서 회복되기를 원합니다. 원수는 제거되어야 하고, 문제가 해결된 후에야 잔치가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렇지 않으십니다. 원수가 아직 눈을 부릅뜨고 있는데도, 하나님은 그들 앞에서 우리의 식탁을 차려 주십니다. 이건 도발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의 선언입니다. “누가 감히 이 상을 건드릴 수 있겠느냐? 내가 이 자에게 은혜를 베푼다. 누구도 그것을 멈출 수 없다.”

이 상은 도망자의 숨은 식탁이 아닙니다. 전쟁의 와중에 드러난 공개적인 승리의 식탁입니다. 이 구절은 시편의 맥락상 골짜기 이후에 등장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합니다. 다윗은 사망의 골짜기를 지나면서 단지 살았다는 것만으로 감사하지 않습니다. 그는 원수들 앞에서 상을 받습니다. 고난을 견딘 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높이심이요, 흔들림 속에서도 믿음을 지킨 자에게 주시는 공개적인 상입니다.

이 상은 존귀의 식탁입니다. 마치 신약에서 아버지가 돌아온 탕자에게 잔치를 베풀듯이, 하나님은 쓰러졌던 자, 방황하던 자, 사망의 그늘 속에 있던 자에게 존귀의 자리를 회복시켜 주십니다.

기름을 머리에 부으시는 하나님의 손길 (시 23:5)

그리고 다윗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시 23:5). 이 기름은 단지 화장용 기름이 아닙니다. 이것은 구별과 존귀와 임명의 기름입니다. 성경에서 기름은 언제나 하나님의 택하심과 위임, 성령의 부으심을 상징합니다. 제사장과 선지자, 왕은 모두 머리에 기름을 부음으로 그 정체성이 확인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다윗의 머리에 기름을 부으십니다. 누구의 손도 아닌, 주께서 직접 부으십니다. 이것은 인간이 만든 자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세우신 자리라는 뜻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의 삶에도 하나님의 기름 부으심이 있습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을지라도, 하나님이 여러분을 선택하시고, 부르셨다는 거룩한 인침입니다. 이 기름 부으심은 세상의 능력이 아닙니다. 사망의 골짜기를 통과한 자만이 받을 수 있는, 하나님의 은혜의 각인입니다.

그리고 이 기름은 상처를 싸매는 기름이기도 합니다. 중동의 목자들은 양이 상처 입었을 때 머리에 기름을 발라 상처를 치료하였습니다. 다윗이 이 표현을 사용한 것은, 그 기름이 치유의 상징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영광만 부으시는 분이 아니라, 상처를 치료하시는 분이십니다. 기름 부으심은 단지 승리의 표시가 아니라, 회복의 선언입니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 — 하나님의 넘침은 계산되지 않는다 (시 23:5)

마지막으로 다윗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시 23:5). 여러분, 이 구절은 어떤 계산도, 어떤 절약도 없는 하나님의 넘침의 선언입니다. 잔이 차는 것이 아니라, 잔이 넘친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겨우 채워주시는 분이 아니라, 흘러 넘치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적당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한계가 없습니다.

다윗은 단지 ‘감사합니다’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는 감격합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은혜는 항상 넘칩니다. 우리가 상상한 만큼이 아니라, 우리가 기대한 범위를 훨씬 넘어섭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언제나 예상 밖이며, 언제나 넘칩니다. 이 넘침은 물질만이 아닙니다. 평안이 넘치고, 기쁨이 넘치고, 믿음이 넘칩니다. 그 넘침은 ‘소유의 결과’가 아니라 ‘동행의 결과’입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사람은 부족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넘칩니다. 하나님은 부족을 채우시는 분이 아니라, 부족을 초월하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의 영혼을 만족하게 하시는 하나님 앞에, 잔은 넘칠 수밖에 없습니다.

잔치 뒤에는 다시 싸움이 있다 — 그러나 주님은 여전히 함께하신다 (시 23:5)

이 식탁은 종말이 아닙니다. 전쟁 중의 잔치입니다. 원수는 아직 존재하고, 인생은 여전히 광야이고, 싸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현실 한복판에서도 잔치를 차리시는 분입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평안은 고요함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성도 여러분, 이 식탁은 잠깐의 위로가 아닙니다. 전쟁 중에도 기쁨이 가능하다는 하나님의 메시지입니다. 믿음의 사람은 고난 속에서도 웃을 수 있고, 눈물 속에서도 찬양할 수 있습니다. 원수가 앞에 있어도 기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삶이 지금 광야 같고, 어둠 같고, 싸움 같을지라도, 하나님은 그 자리에서 잔치를 준비하십니다. 하나님은 여러분을 위해 기름을 부으시고, 잔을 넘치게 하시며, 원수 앞에서 당당하게 하십니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마무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시편 23편 5절은 승리와 존귀, 회복과 기름 부음의 복음입니다. 하나님은 사망의 골짜기를 지난 자에게, 원수 앞에서 상을 차려주시며, 머리에 기름을 부으시고, 넘치는 잔을 허락하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숨기지 않으시고, 높이 드러내십니다. 그분은 은밀히 도우시는 분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존귀하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이 말씀을 가슴에 품으십시오. 지금 여러분이 어떤 환경에 있든, 하나님은 여러분의 식탁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원수 앞에서도, 고난 속에서도, 회복의 기름을 부으시는 하나님을 신뢰하십시오. 그리고 넘치는 잔을 들고, 하나님 앞에서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리십시오.

여러분의 인생이 이 식탁의 은혜로 채워지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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