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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주일 설교, 부모에게 순종하라

책익는계절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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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의 심포니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린 생명들을 선물로 맡기신 것을 기뻐하며 함께 감사드리는 어린이 주일입니다. 아이는 하나님의 시(詩)입니다. 이 세상 어느 시편보다 아름답고, 어느 그림보다 밝은 빛을 지닌 하나님의 걸작입니다. 그 걸작을 우리에게 맡기셨다는 것은, 단지 사랑만이 아니라, 책임 또한 함께 위임하신 것입니다. 그 책임의 시작이 오늘 우리가 나눌 말씀, 바로 에베소서 6장 1절에 담겨 있습니다.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엡 6:1). 순종이라는 말, 단어로는 짧지만 그 속에 담긴 뜻은 우주만큼 깊고, 사랑만큼 따뜻합니다.

순종은 기계적인 복종이 아니라, 영혼의 음악입니다 (엡 6:1)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은 아이들에게 순종을 가르치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순종은 기계적인 복종이 아닙니다. 그것은 영혼에서 울리는 음악입니다. 마치 오케스트라가 지휘자의 손끝을 따라 하나의 소리를 내는 것처럼, 자녀의 마음이 부모의 마음에 조율될 때 순종의 심포니가 울립니다. 이 소리는 억압이나 강요가 아닙니다. 사랑 안에서의 질서이고, 생명 안에서의 조화입니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순종을 가르친다는 것은 단순히 "말 잘 들어라"가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마음을 닮아가자"는 초대입니다.

아이들의 순종은 단지 가정 안의 질서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들의 내면에 하나님의 성품을 새겨 넣는 일입니다. 우리가 피아노 건반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다듬듯이, 한 마디 말에도, 한 번의 인내에도, 우리는 아이의 영혼 속에 믿음의 음계를 심는 것입니다.

부모는 거울이고, 자녀는 그 빛을 반사하는 거울조각입니다 (엡 6:1)

이 말씀을 들으면,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순종하게 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자녀는 부모의 그림자라는 사실입니다. 아니, 그림자가 아니라 반사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부모는 빛이고, 자녀는 그 빛을 반사하는 거울조각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순종의 삶을 살아갈 때, 그 빛이 우리 자녀들에게도 비춰집니다. 우리가 감사하는 삶을 살아갈 때, 아이는 감사를 배우고, 우리가 하나님 말씀 앞에 무릎 꿇을 때, 아이는 경외함을 배웁니다. 그러므로 아이의 순종은 먼저 부모의 순종에서 비롯됩니다. 에베소서의 이 한 절 속에는 자녀에게 명하는 동시에 부모에게는 책임을 부여하는 이중의 음성이 있습니다. 순종은 단절된 외침이 아니라, 세대와 세대를 잇는 하모니입니다.

순종은 신뢰의 다리입니다 (엡 6:1)

사랑하는 여러분, 순종이라는 단어 안에는 '신뢰'라는 기둥이 숨어 있습니다. 순종은 권위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 신뢰로 다져가는 다리입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신뢰의 다리가 놓여 있지 않으면 아무리 순종을 말해도 그 목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돌아올 뿐입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민감하게 어른들의 삶을 읽습니다. 그들은 단어보다 눈빛을, 말보다 행동을 더 깊이 기억합니다. 우리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실수했을 때 사과하고, 아이의 감정을 존중해 줄 때, 그들의 마음속에는 ‘이 부모는 나를 존중한다’는 신뢰의 기초가 세워집니다. 그 신뢰 위에서 비로소 순종이 살아납니다. 억지로 복종시키는 아이는 두려움으로 잠잠하지만, 신뢰로 순종하는 아이는 기쁨으로 행동합니다.

하나님께서도 우리에게 그런 순종을 요구하십니다. 억지로가 아니라, 기꺼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사랑으로.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그렇게 순종할 때, 우리 자녀들 또한 그 영적인 기운을 이어받아 순종이라는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됩니다.

순종은 시간 속에서 자라나는 씨앗입니다 (엡 6:1)

우리는 종종 아이가 바로 순종하길 기대합니다. 마치 씨앗을 심자마자 다음 날 열매가 맺히기를 바라는 것처럼요. 그러나 순종은 한 번의 훈계로 완성되는 결과물이 아니라, 시간과 사랑과 눈물로 자라나는 씨앗입니다. 그것은 봄비를 기다리는 논밭과도 같고, 이슬 머금은 새벽 풀잎과도 같습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수없이 질문합니다. "왜 이래야 해요?", "왜 그건 안 돼요?" 그 질문들 속에 우리는 짜증이 아닌 인내로 대답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질문이 바로 뿌리이고, 그 인내가 바로 거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순종하지 않는 것 같아도, 우리가 사랑으로 그 씨앗을 심었다면, 언젠가는 그 아이의 삶에서 순종이라는 열매가 맺힐 것입니다. 하나님도 그렇게 우리를 기다려 주셨습니다. 수많은 넘어짐과 돌이킴 속에서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의 기다림을 기억하며 우리도 자녀들을 기다려야 합니다.

마무리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어린이 주일은 단지 아이들을 위한 날이 아닙니다. 오늘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다시 서야 하는 날입니다. 순수한 믿음, 겸손한 마음, 배우려는 태도, 그리고 무엇보다 순종하려는 의지. 이 모든 것은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토양입니다.

아이들에게 순종을 가르친다는 것은, 우리가 먼저 하나님 앞에 순종함으로 시작됩니다.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엡 6:1). 이 말씀 속의 ‘옳음’은 단지 도덕적 정의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본질입니다. 그것은 사랑과 질서가 함께 춤추는 거룩한 구조입니다. 오늘 우리 가정에, 교회에, 그리고 우리 자녀들의 마음 속에 이 ‘옳음’의 구조가 뿌리내리길 축복합니다. 하나님 앞에, 사람 앞에, 기쁨으로 순종하는 우리 자녀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들의 발걸음이 순종으로 빛날 때, 그 걸음걸이 하나하나가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밝히는 작은 등불이 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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