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주일 설교, 요 3:16 세상을 품은 작은 심장
세상을 품은 작은 심장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은 우리의 가슴을 특별히 따뜻하게 만드는 주일입니다. 바로 어린이 주일입니다. 우리는 이 날을 맞이하여,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순수한 선물인 어린이들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사랑이 어떤 모양으로 세상에 드러나는지를 함께 묵상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말씀은 너무나도 익숙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담고 있는 구절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 3:16) 이 말씀은 하나님의 마음을 담은 연서(戀書)요, 우주를 품은 짧은 시와도 같습니다. 이 구절 안에는 구원의 본질이, 하나님의 성품이,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사랑의 방식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오늘 저는 이 말씀을 중심으로, 우리 어린이들이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어떤 존재인지,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모두에게 어떤 책임을 요구하는지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요 3:16)
여기서 '이처럼'이라는 말은 단순한 강조가 아닙니다. 이 단어는 하나님의 사랑의 '방식'이자 '깊이'를 보여주는 강력한 언어입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막연히 사랑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랑하시되, 단 하나뿐인 독생자를 주실 만큼, 우리 인간이 감히 측량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사랑하셨습니다. 이 사랑은 계산되지 않고, 조건도 없습니다. 이 사랑은 손익을 따지지 않으며, 반드시 먼저 움직입니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무조건적인 애정처럼, 하나님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요일 4:19).
어린이는 이 '이처럼'의 사랑을 세상에 보여주는 하나님의 거울입니다. 부모가 아이를 안을 때, 그 품은 세상 전체를 품는 것과 같습니다. 어린이는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신 방식의 상징이며, 그 사랑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입니다. 우리가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축소시키는 것이요, 그 사랑의 거룩한 흐름을 끊는 것입니다. 아이 한 사람을 품는 일은 세상을 다시 품는 일이 됩니다.
독생자를 주셨으니(요 3:16)
사랑은 줄 때 진짜가 됩니다. 하나님은 사랑하셨기에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주신 것은 가장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 여기서 우리는 사랑의 본질을 배웁니다. 사랑은 값진 것을 포기하는 데서 비로소 진짜가 됩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잘 압니다. 밤잠을 설쳐가며 아이의 울음을 달래고, 자신의 시간을 줄여 아이의 세계를 넓혀주는 것이 얼마나 당연하게 느껴지는지를 말입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하신 사랑의 방식입니다.
어린이는 우리에게 사랑의 훈련장이 됩니다. 우리는 그들을 통해 주는 사랑을 배웁니다. 조건 없이, 계산 없이, 기꺼이 주는 사랑. 교회가 어린이를 귀히 여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들을 돌보는 일이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아이를 품고 축복하신 장면(막 10:16)은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보여주는 선언이었습니다. 아이를 귀하게 여기는 곳에 하나님 나라가 있습니다.
멸망하지 않고(요 3:16)
이 말씀은 복음의 긴박함을 드러냅니다.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세상은 지금 멸망 가운데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멸망은 단지 죽음이라는 결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가 소망 없이 사는 상태를 말합니다. 소망을 잃은 가정, 사랑이 사라진 사회, 생명이 무시되는 문화는 이미 멸망을 향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어린이의 눈에서 빛이 사라질 때, 그 사회는 멸망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세상을 가만히 두지 않으시고, 사랑하셔서 구원의 길을 여셨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입니다. 우리가 어린이를 지키는 일은, 멸망으로 가는 흐름을 끊고 생명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거룩한 방파제가 되는 일입니다. 교회는 세상 속에서 이 아이들을 위한 방주가 되어야 합니다. 노아가 홍수 속에서 방주를 준비했듯, 우리는 이 시대의 위기 속에서 아이들을 위한 사랑의 공간을 지어야 합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 3:16)
하나님의 사랑의 끝은 '영생'입니다. 단지 오래 사는 생명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생명입니다. 영생은 지금 여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아는 삶이며, 그 사랑 안에서 자라나는 삶입니다. 어린이는 영생의 씨앗을 품고 있는 존재입니다. 그들의 말투, 몸짓, 놀이 속에 우리는 하나님의 영원한 생명의 향기를 맡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이 영생의 삶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러나 단지 가르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먼저 살아내야 합니다. 아이는 말보다 삶을 통해 배우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말씀대로 살아가며 사랑하고 섬기는 모습을 보일 때, 그 안에서 아이는 하나님의 나라를 체험하게 됩니다. 교회가 아이들에게 영생을 심어주는 토양이 되려면, 우리 안에 하나님의 사랑이 먼저 흘러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요한복음 3장 16절은 그 자체로 복음의 심장이며, 하나님의 사랑의 가장 또렷한 문장입니다. 이 말씀을 어린이 주일에 묵상한다는 것은, 이 사랑을 가장 선명히 보여주는 존재가 바로 아이들이라는 것을 고백하는 일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신 증거이며, 그 사랑의 통로입니다.
아이들을 향한 우리의 태도는, 결국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믿음을 드러냅니다. 우리가 그들을 품고, 가르치고, 축복하고, 동행하는 삶을 살아갈 때,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세상을 다시 품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 품 안에서 우리는 모두 어린아이가 됩니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순전하고, 투명하고, 새롭게 태어나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결단해야 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넓히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그들 안에 숨겨진 하나님의 영광을 발견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아이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 나라의 씨앗이며, 그 씨앗이 자라날 때 우리 교회도, 우리의 신앙도 더욱 깊어집니다. 우리가 아이들을 축복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더 큰 사랑으로 축복하실 줄 믿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다시 한 번 복음의 심장을 뛰게 하시길 소망합니다. 사랑은 나누는 것이고, 아이들은 그 사랑을 이어갈 하나님의 연결고리입니다. 그러니 이 사랑을 잊지 마십시오. 요한복음 3장 16절의 사랑은 오늘도 살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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