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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주일 설교, 창 1:27 하나님의 숨결로 지어진 작은 기적들

책익는계절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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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숨결로 지어진 작은 기적들

오늘 우리는 특별한 날, 어린이 주일을 맞아 하나님의 마음을 함께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오늘 말씀의 본문은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창 1:27)입니다. 이 한 구절에 하나님의 숨결과 사랑, 그리고 그분의 깊은 의도가 녹아 있습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어린이라는 존재의 정체성과, 그들이 우리 가운데 있는 이유를 다시금 묵상하게 됩니다.

어린이 주일은 단지 어린이를 위한 날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임을 되새기고, 그 형상을 가장 순수하게 드러내는 어린이들을 통해 하나님의 본뜻을 다시 마주하는 날입니다. 아이들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의 의도를, 숨결을, 계획을 되돌아보게 되는 귀한 시간입니다. 어린이는 단지 우리의 내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오늘 안에 서 있는 하나님의 증표입니다.

하나님의 초상화(창 1:27)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습니다. 이 말은 단지 우리 모습이 하나님을 닮았다는 외형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그것은 존재 깊숙한 곳에서, 우리 안에 하나님의 향기가 배어 있다는 말입니다. 아이들은 그 향기를 가장 순수하게 품고 있는 존재입니다. 어린아이의 웃음, 맑은 눈빛, 때묻지 않은 질문들 속에 우리는 하나님의 본래의 얼굴을 살짝 엿볼 수 있습니다. 마치 세상이 손대지 않은 아침 안개처럼, 아이들은 하나님의 숨결을 머금은 증표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은 눈에 보이는 어떤 외양보다도, 그 존재의 근본에 자리 잡은 존엄과 창조적 가능성을 말합니다. 아이들의 세계에는 아직 상처가 많지 않기에, 하나님의 형상이 상대적으로 더 선명하게 비추어집니다. 그 눈동자 안에 사랑의 가능성과 상상의 씨앗이 꿈틀거리고, 그 작은 손 안에 창조의 힘이 움트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초상화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순결한 거울(창 1:27)

아이들은 하나님의 형상을 그대로 비추는 순결한 거울입니다. 거울이 닦이지 않으면 흐릿하게 비추듯, 세상의 욕심과 계산이 자리하기 전의 아이들은 하나님을 투명하게 드러냅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어린아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신 것이겠지요(마 18:3). 우리는 아이들을 가르치기 전에 그들에게서 배워야 합니다. 그 순수와 신뢰, 그 단순한 기쁨에서 하나님의 본 모습을 다시 발견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신뢰는, 어른들에게는 때로 잊힌 믿음의 본질을 되돌려줍니다. 부모를 향한 절대적인 의지와 기쁨은 우리가 하나님을 신뢰해야 할 믿음의 거울입니다. 아이의 작은 손이 어른의 손을 꼭 잡을 때, 우리는 하나님의 손을 붙드는 성도의 자세를 배웁니다. 그래서 아이는 우리에게 믿음의 교사이며, 순결한 영혼의 거울이 되는 것입니다.

생명의 필체(창 1:27)

하나님은 사람을 창조하실 때 흙으로 빚고 생기를 불어넣으셨습니다(창 2:7). 그때 하나님의 손길은 마치 정성껏 붓글씨를 쓰는 장인의 손과 같았을 것입니다. 그 손길은 각 사람을 예술작품으로 빚어냈습니다. 아이들은 그 생명의 필체가 아직 지워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나님께서 처음 창조하신 감탄의 선율이 그들 안에 아직 울리고 있습니다. 그 생명의 문장을 우리는 지워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더 선명히 드러내야 할 소중한 시(詩)입니다.

아이들 안에는 창조의 시초에서 울려 퍼지던 하나님의 숨결이 생생하게 살아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영적 필체, 창조의 감각, 사랑의 음률이 머무는 생명 그 자체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랑으로 적으신 생명의 시는, 우리의 손길과 말, 기도와 교육을 통해 더 아름답게 이어져야 합니다. 우리가 그들의 존재를 존중할 때, 그 필체는 더 깊은 은혜의 노래로 우리 삶에 울리게 됩니다.

작은 교회(창 1:27)

아이 한 사람 한 사람이 작은 교회입니다. 그 안에 예배가 있고, 기도가 있고, 말씀의 씨앗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교회는 건물 이전에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성령의 숨결을 따라 자라나는 교회의 새싹들입니다. 이 아이들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 공동체를 새롭게 하시고, 거룩한 기대를 심으십니다. 우리가 그 아이들을 품는 것은 미래를 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하나님의 형상을 품는 것입니다.

어린이는 단지 교회학교의 구성원이 아닙니다. 그들은 지금 이 자리에 존재하는 교회이며, 하나님께서 직접 가꾸시는 동산의 열매입니다. 우리가 아이들을 귀히 여길 때, 교회는 그 뿌리에서부터 건강해집니다. 아이들이 드리는 짧은 기도, 서툰 찬양, 어눌한 성경 암송 하나하나가 하늘에 울리는 예배가 됩니다. 작은 교회인 아이들은 큰 교회인 우리에게 회개의 거울이자 사랑의 기준이 됩니다.

주님의 숨결을 품은 우리 아이들에게

성도 여러분, 우리가 어린이들을 사랑하고 축복하는 것은 단지 그들의 미래 때문만이 아닙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그들이 바로 하나님의 형상이요, 하나님의 숨결이요, 하나님 나라의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오늘 이 아이들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형상을 되새긴다면, 우리 삶의 언어도 달라질 것입니다. 그들을 축복하십시오. 그들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그리고 그 안에 살아 계신 하나님의 초상을 다시 발견하십시오. 이것이 오늘, 어린이 주일의 은혜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사역은 선택이 아니라 사명입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하나님의 형상들을 세상 한복판에서 다시 빛나게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 결국 하나님을 향한 사랑으로 연결됩니다. 주님의 숨결을 품은 아이들을 가슴 깊이 받아들이는 이 하루가,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의 마음을 다시 회복하는 날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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