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을 위한 기초 교리
나용화의 성경적 조직신학
이 책은 나용화 교수의 조직신학을 한 권의 책에 담아 중급 수준의 교리를 공부하려는 신자들에게 필독서로 추천할 수 있는 유용한 책이다. 990쪽이 안 되는 분량 안에 계시론부터 신론, 인간론, 기독론, 교회론, 종말론까지 내용은 간추려 담고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다른 서적에 비해 과도하게 세밀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너무 간략해서 좀 더 깊이 교리를 공부하려는 이들에게 불만을 주지 않는다. 교리를 깊이 공부하려는 성도들이나 조식신학을 입문하려는 신학도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분량과 조직적인 구조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저자인 나용화는 전남대 법대를 졸업하고, 총신대학고 M.Div과정을 밟았고, 미국으로 Covenant Theological Seminary(Th.M), Concordia Seminary(Th.D) 과정을 밟았다. 1991년부터 2013년까지 개신대학원대학교 교수와 총장을 역임했고, 현재 렘넌트신학연구원 석좌교수로 제직 중이다. 저자의 이력은 한국의 주류를 이루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통합, 고신, 합신, 개혁 등의 보수신학을 아우르는 신학적 색을 가지고 있다.
필자가 교인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기 위해서 다양한 서적들을 참고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너무 복잡하거나 너무 간결한 탓도 있고, 가르치기에 적합하지 않는 모호한 목차로 인해서 일일이 순서를 다시 정하고 찾아가는 힘든 여정을 밟아야 했다. 물론 그로 인해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는 했지만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동안의 수고가 아쉬울 만큼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성도들에게 중급 정도의 교리를 가르치고 싶은 신학도나 목회자들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고 노트에 정리해 놓으면 두고두고 쓸모가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 현재 한국교회의 치명적인 약점은 활동적 신앙에서 벗어나 마음속의 신앙이 참이고 전부인 것처럼 강조해 왔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왜 사회로부터 도외시 당하고, 활동적이지 못한 정체되었는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한국의 보수적인 교회가 하나님 나라에 관하여 우리의 마음속에 임하는 것만을 강조한 것에 문제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죽, 우리 교회가 심령천국만을 주로 강조해 왔습니다."(21쪽)
이러한 저자의 주장은 계시의 중단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아직 '소통의 행위로서 계시의 활동은 종결됨이 결코 없'(22쪽)다고 주장합니다. 즉 '성경이 본래 가지고 있는 독자적 신임성으로 말미암아 성경의 저자이신 하나님 자신에 의해 성경 자체가 하나님의 계시로 확증'(22쪽)되었지만 성령의 은사과 치유 등이 중단된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즉 성령님은 현재도 활동하고 계시고,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며, 기적과 이적을 행하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계시종결자들은 하나님의 계시는 중단되었고, 더 이상 필요하지도 않다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석화된 그릇된 계시신학에서 벗어나 활동적 하나님을 인정할 때 한국교회가 쇄신되리라 말합니다.
저자는 계시론의 말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영원한 선지자(예수 그리스도를 말함-필자 주)가 하나님의 항상 있는 말씀을 가지고 계시의 영인 성령으로 지금도 여전히 계시하고 있기에, 하나님의 소통 행위로써 계시는 한순간도 종결됨이 없이 항상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계시가 항상 잇고 살아 있어 활동력이 있기에 성령의 여러 은사 가운데 방언과 치유와 축사 등이 정경 완성 후에도 중지됨 없이 나타나는 것이 당연하다.(95쪽)"
이렇듯 저자의 주장을 읽으면 딱딱한 조직신학으로만 보이지 않고 실천적 성향이 강한 목회적 신학의 성향이 느껴진다.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신학이 실제 교회 안에서 바르게 사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곧 새해가 시작된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갈망이 있는 이들이라면 새해부터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목회자라면 이 책은 늘 곁에 두고 읽고, 연구하고, 설교를 위한 좋은 친구로 두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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