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공동체로의 부르심

Book Review|2023. 12. 2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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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는 공동체로의 부름이다.

 

이레서원에서 출간되는 '일상을 변화시키는 말씀'의 열두 번째 책이다. 이번 책은 출애굽기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다룬다. 필자의 독해가 틀리지 않았다면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공동체'이다. 그 공동체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공동체이다. 출애굽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는 애굽에서 노예로 살아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야기와 출애굽의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열 가지의 징계이다. 후반부는 홍해는 건너 광야에서 율법을 받고, 성막을 짓는 여정이 담겨 있다. 분량면에서는 후반부가  훨씬 많다. 두 이야기는 앞으로 전개될 이스라엘의 방향성을 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애굽에서의 사건은 출애굽 이후의 이스라엘의 모든 것의 기반이다. 애굽에서의 생활을 통해 광야의 생활과 가나안에서의 시대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을 "하나님의 가족으로 해방되다(Freed to Be God's Family)"로 정했는데, 이제목을 이 책이 가진 전반적인 특징을 정확하게 관통하고 있다. 하나님의 가족, 즉 하나님으로부터 부름 받은 거룩한 공동체야 말로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가진 정체성인 것이다.

 

"출애굽기는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다. 거기에는 고대의 한 사회가 여호와 하나님의 주권 아래서 하나의 '가족'으로 재편되어 간 이야기가 담겨있다."(9쪽)

 

애굽에서의 생활은 인격이 말살된 존재였다.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써 존재할 뿐이었다. 그들은 벽돌을 구웠고, 구타를 당하고, 아이들은 학살당했다. 애굽에서 이스라엘은 건축자였다. 하지만 자신을 위한, 가족을 위한 건축이 아니었다. 지배국인 애굽을 위하여, 바로를 위한 건축이었다. 그들은 사용되고 버려지는 수단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그들은 애굽을 나와 광야에서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또 다른 건축을 시작한다. 바로 성막이 그것이다. 하지만 성막은 수단이 아닌 목적이었다. 성막을 통해 그들은 하나님을 만났고,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함께 하셨다. 즉 자신을 위한 건축을 한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성막에 대한 건축이 아닌 새로운 공동체에 치중하고 있다.

 

저자 주장하는 공동체는 과연 어떤 곳일까?

 

선교를 위한 공동체

 

1장의 제목이기도 하면서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이스라엘은 애굽이 노예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시내산 기슭으로 이동한다. 그곳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고, '영적이며 윤리적인 여정에 참여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23쪽)  저자는 출애굽기를 선교적 관점으로 읽기를 권한다. 

 

두 번째 장에서 공동체의 특징을 소개한다. 애굽에서의 생활과 새로운 출애굽 공동체는 어떤 차이와 특징이 있는 걸까? 먼저는 출애굽이 이스라엘의 자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이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불러 내 구원하신 것이다. 두 번째는 하나님이 구원으로 노예 해방을 경험하게 된다. 이것은 이스라엘의 율법과 정체성이 어떠한가를 보여준다. 세 번째는 바로의 노예에서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삶으로 변화된 것이다. 이 부분은 아래의 문장으로 설명이 될 것 같다.

 

바로의 통치 아래서 '이끌어 냄'을 받은 이스라엘 백성은 그들을 구원하신 하나님께 충성하는 관계 속으로 새롭게 '인도되었다' (33쪽)

 

네 번째 특징으로 새로운 공동체의 실현이다. 이것은 저자가 소개하는 다섯 번째 특징인 긍휼의 법, 즉 율법이 지배하는 공동체이다. 이스라엘 공동체는 '기억'에 의존한다. 기억은 출애굽 전후의 기억이다. 율법의 많은 부분에서 애굽에서 나그네 되었던 때를 기억하라 말하고 있다.(출 22:21, 23:9 등) 이스라엘 공동체는 애굽에서의 생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매우 중요하다.

 

계명이 지배하는 공동체

 

저자는 율법과 십계명을 '선교 공동체의 특징'으로 소개한다. 즉 이스라엘 공동체는 하나님의 율법, 계명, 말씀이 통치하는 공동체이다. 계명은 선교적 목적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따로 구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십계명은 주의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 십계명은 네 번째 계명까지는 하나님을 향한 경배에 대한 내용이고, 다섯 번째부터 마지막 열 번째 까지는 이웃과 사회정의에 대한 것이다. 모든 계명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소유임을 드러낸다. 저자는 율법이 '우리가 이룩하는 사회의 여러 영역도 그분의 것임을 선언'(85쪽)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애굽의 이기적 공동체와 출애굽 한 이스라엘의 친밀한 공동체를 대조하고 있는 것이다.

 

계명은 하나님의 통치이자 임재이다. 하나님의 또 다른 임재의 방식으로 성막이 소개된다. 계명은 말씀으로 임재하시고, 성막은 의식을 통하여 하나님께 나아가도록 요청하고 있다. 말씀은 보이지 않지만 성막은 가시적 임재 장소이다. 하나님께서 직접 성막을 설계하시고, 제작하도록 명하신다. 성막은 '온 세상에 대한 일종의 축소판'(130쪽)이다. 선하게 창조된 세상은 인간의 타락으로 더럽혀졌다. 하지만 하나님은 성막을 통해 다시 세상에 임재하셨고, 거룩하게 바꾸어 가실 것이다. 이 성막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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